禪宗無門關

선종무문관(禪宗無門關) _序

碧雲 2021. 3. 18. 01:02

禪宗無門關

說道無門。盡大地人得入。說道有門。無阿師分。
第一強添幾箇注脚。大似笠上頂笠。硬要習翁贊揚。又是乾竹絞汁。
著得這些哮本。不消習翁一擲。一擲莫教一滴落江湖。
千里烏騅追不得。
紹定改元七月晦。習菴陳塤寫。

 

선종무문관(禪宗無門關)

도(道)에 문이 없다 하면 대지의 사람이 다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요,
도에 문이 있다 하면 내 스승님[阿師]도 들어갈 지분(몫)이 없을 터인데,
첫머리에 억지로 몇 구절 주석(註釋;注脚)을 붙인다는 것이
흡사 갓 위에 갓 씌우는 격이요,
굳이 습옹(習翁;나)의 찬양을 요하는 것은 또 마른 대나무에서 즙 짜는 격이니,
이 보잘 것 없이 외쳐댄 책을 얻거든 습옹(習翁)이 내뱉은 말을 삭이려 말고,
한꺼번에 내던지되 한 방울도 세상에 떨어뜨리지 말아야
천리마 오추(烏騅)일지라도 뒤쫓지 못하리라*.
소정(紹定) 개원(改元) 칠월 그믐에 습암(習菴) 진훈(陳塤)이 쓰다.

 

紹定二年正月初五日。恭遇天基聖節。臣僧慧開。預於元年十二月初五日。
印行拈提佛祖機緣四十八則。祝延今上皇帝聖躬萬歲萬歲萬萬歲。
皇帝陛下。恭願聖明齊日月。叡算等乾坤。八方歌有道之君。四海樂無為之化。

慈懿皇后功德報因佑慈禪寺前住持傳法臣僧慧開謹言

 

소정(紹定) 2년(1229) 정월 초5일 삼가 천기성절(天基聖節)을 맞이하여,
신승(臣僧) 혜개(慧開*)가 원년 12월 초5일에 맡은
불조(佛祖)의 기연(機緣) 48칙을 염고(拈古;拈提)하고 간행(刊行;印行)하여
금상(今上) 황제의 성궁(聖躬;몸)을 축연(祝延)하나이다, 만세 만세 만만세!
황제 폐하! 삼가 거룩하신 총명이 일월을 평정키 원하옵고,
예산(叡算*)이 건곤(乾坤;天地)과 같고, 팔방(八方)이 폐하의 도(道)를 노래하며,
사해(四海)가 저절로 낙(樂)으로 화(化)해지이다.

자의(慈懿) 황후의 공덕과 도움에 보답하고자 자선사(慈禪寺) 주지로서 법을 전하는
신승(臣僧) 혜개가 삼가 아뢰었나이다.

 

*阿師; 禪林用語. 和尚의 보다 친근한 칭호. '阿'는 發語詞.
*뒤쫓지 못하게 한다 함은 혜개스님의 염고(拈古)의 자취를 쓸어 없애서[無門]
어느 누구도 문자와 언어에 집착하지 말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慧開(1183~1260); 宋代 臨濟宗 楊岐派 스님. 속성은 양(梁), 자(字)는 무문(無門),
世稱 무문혜개(無門慧開). [續傳燈錄卷35]
*叡算; 제왕의 나이.

 

禪宗無門關

佛語心為宗。無門為法門。既是無門。且作麼生透。
豈不見道。從門入者。不是家珍。從緣得者。始終成壞。
恁麼說話。大似無風起浪好肉剜瘡。何況滯言句。覓解會。
掉棒打月。隔靴爬痒。有甚交涉。
慧開紹定戊子夏。首眾于東嘉龍翔。因衲子請益。遂將古人公案。作敲門瓦子。
隨機引導學者。竟爾抄錄。不覺成集。

初不以前後敘列。共成四十八則。通曰無門關。

若是箇漢不顧危亡。單刀直入。八臂那吒攔他不住。

縱使西天四七。東土二三。只得望風乞命。

設或躊躇。也似隔窓看馬騎。眨得眼來。早已蹉過。

頌曰。
 大道無門 千差有路
 透得此關 乾坤獨步

 

선종무문관(禪宗無門關)

부처님 말씀은 마음의 근본[宗]이거늘 없는 문[無門]으로 법문(法門)을 삼으니,
기왕 이것이 문이 없다면 어떻게 뚫고 들어가야 하는가?
어찌 들어보지 못하였는가? '문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이미 이것이
내집[自家]의 진보(珍寶)가 아닌 것이요[從門入者不是家珍*],
인연으로 얻어진 것은 시작되었다가 끝이나고 이루어졌다가 무너진다'는 말을.
이러한 말도 바람 없는데 풍랑을 일으키고,
멀쩡한 살에 부스럼내는 것과 같으려니와,
하물며 언구(言句)에 집착하여 해득(解得)할 길을 찾는 것이리요?
장대 들고 달을 치려는 것이요, 신발 신은 채 가려운 발등 긁는 격이니,
진실과 무슨 연관이 있겠는가?
혜개(慧開)가 소정(紹定) 무자(戊子)년(1228) 여름,
동가(東嘉;永嘉縣) 용상사(龍翔寺)에서 수좌로 있을 적에
납승(衲僧;衲子)이 청익(請益*)하면
결국 고인의 공안을 가지고 고문와자(敲門瓦子*)를 지어서
기틀에 따라 학인을 인도하던 것인데,
마침내 이 초록(抄錄)으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모아졌다.
애초에는 앞뒤로 나열해 서술하지 않았던 것들을 48칙으로 정리하여
통상 무문관(無門關)이라 부른다.
만약 진정한 장부로서 위망(危亡)을 돌보지 않고 단도직입(單刀直入)한다면
팔이 여덟인 나타(那吒*)도 그가 머무는 것을 막아내지 못할 것이요,
설사 서천(西天)의 28조사와 동토(東土) 6조사라 해도
다만 눈치를 살피며 목숨을 구걸할 것이지만,
설혹 망설인다면 창너머로 말타기를 보는 것과 같아서
잠깐 볼 뿐 일찌감치 이미 지나쳐버린다.

 

게송으로 이르되, 

   대도(大道)에는 문이 없으되 천차만별한 길이 있거니와,
   이 무문(無門)의 관문[關]을 뚫는다면 천하를 홀로 걸으리라.

 

*從門入者不是家珍; 禪林用語. 진정한 진보(珍寶)는 제집[自家] 안에 있다는 것이니,
개오(開悟)의 가장 중요한 관건은 각자가 본래 구비하고 있는 불성(佛性)을
밝혀 알지 못하고 거꾸로 밖을 향해 추구해 가서는 결코 얻을 수 없다는 뜻으로,
[五燈會元卷第七 福州雪峰義存禪師 章]에 나오는 말이다.
*請益; 학인이 가르침을 받은 뒤에 이해가 미진한 부분에 대해 재차 가르침을 청하는 것.
*敲門瓦子; '문 두드리는 기와조각'이니, 문 열어달라 하기 위해 쓰고,
쓴 뒤에는 버리는 것이다. 깨달음을 주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할 뿐,
깨달은 뒤에는 버려야 할 문자와 언어에 비유한 말이다.
*那吒(Naṭa); 毘沙門天王의 太子, 三面八臂의 大力鬼.
삼면팔비는 혼자서 여러가지 일을 처리해낸다는 뜻. 

 

佛祖機緣四十八則

目錄

趙州狗子 百丈野狐 俱胝竪指

胡子無鬚 香嚴上樹 世尊拈花

趙州洗鉢 奚仲造車 大通智勝

清稅孤貧 州勘庵主 巖喚主人

德山托鉢 南泉斬猫 洞山三頓

鐘聲七條 國師三喚 洞山三斤

平常是道 大力量人 雲門屎橛

迦葉剎竿 不思善惡 離却語言

三座說法 二僧卷簾 不是心佛

久響龍潭 非風非幡 即心即佛

趙州勘婆 外道問佛 非心非佛

智不是道 倩女離魂 路逢達道

庭前柏樹 牛過窓櫺 雲門話墮

趯倒淨瓶 達磨安心 女子出定

首山竹篦 芭蕉拄杖 他是阿誰

竿頭進步 兜率三關 乾峯一路

目錄(終)

 

불조(佛祖)의 기연(機緣) 48칙

목록

01.조주구자(趙州狗子) _조주선사의 개
02.백장야호(百丈野狐) _백장선사의 여우
03.구지수지(俱胝竪指) _구지선사의 손가락 세우기

04.호자무수(胡子無鬚) _어떤 암주의 부처님은 왜 수염이 없는가?
05.향엄상수(香嚴上樹) _
06.세존염화(世尊拈花) _

07.조주세발(趙州洗鉢) _
08.해중조차(奚仲造車) _
09.대통지승(大通智勝) _

10.청세고빈(清稅孤貧) _
11.주감암주(州勘庵主) _
12.암환주인(巖喚主人) _

13.덕산탁발(德山托鉢) _
14.남전참묘(南泉斬猫) _
15.동산삼돈(洞山三頓) _

16.종성칠조(鐘聲七條) _
17.국사삼환(國師三喚) _
18.동산삼슴(洞山三斤) _

19.평상시도(平常是道) _
20.대역량인(大力量人) _
21.운문시궐(雲門屎橛) _

22.가섭찰간(迦葉剎竿) _
23.부사선악(不思善惡) _
24.이각어언(離却語言) _

25.심좌설법(三座說法) _
26.이승권렴(二僧卷簾) _
27.불시심불(不是心佛) _

28.구향용담(久響龍潭) _
29.비풍비번(非風非幡) _
30.즉심즉불(即心即佛) _

31.조주감파(趙州勘婆) _
32.외도문불(外道問佛) _외도가 부처님께 여쭙다.
33.비심비불(非心非佛) _

34.지불시도(智不是道) _
35.천녀리혼(倩女離魂) _
36.노봉달도(路逢達道) _

37.정전백수(庭前柏樹) _
38.우과창령(牛過窓櫺) _
39운문화타(雲門話墮) _

40.적도정병(趯倒淨瓶) _
41.달마안심(達磨安心) _
42.여자출정(女子出定) _

43.수산죽비(首山竹篦) _
44.파초주장(芭蕉拄杖) _
45.타시아수(他是阿誰) _

46.간두진보(竿頭進步) _
47.도솔삼관(兜率三關) _
48.건봉일로(乾峯一路) _

목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