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案

고덕화초(古德火抄)

碧雲 2020. 10. 7. 16:19

지주(池州) 노조산(魯祖山) 보운(寶雲) 선사는 학인이 법을 물으러 오면
매번 면벽(面壁)하고 돌아 앉아 마무 말도 하지 않았다. [魯祖家風]

 

남전(南泉)이 그것을 전해 듣고 말했다.
"내가 평소 스님들에게 부처가 세상에 나오지 않은 때를 알아도
오히려 조금도 얻지 못한다고 했건만 그가 이렇게 기약없는 해를 보내는구나."

 

이 남전(南泉)의 점평(拈評)에 대해
-현각(玄覺)은 말했다. "맞장구 치는 말인가, 수긍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보복(保福)은 장경(長慶)에게
"다만 노조(魯祖)와 같이 한다면 예의가 없는 것이라서
남전(南泉)에게 그런 말을 들은 것 아닌가?" 하고 물었다.
장경(長慶)은 "남에게 양보하고 물러설 놈은 만에 하나도 없다.

(뜻이 있어서이지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려고 돌아 앉은 것이 아니다.)"고 하였다.
-나산(羅山)은 말했다. "내가 당시에 보았다면 등짝에 불방망이[火抄]
다섯 번을 후려쳐 주었으련만 어째서 그를 내칠 줄만 알고 거둘 줄은 몰랐을까."
-현사(玄沙)는 "내가 당시에 보았다면 다섯 차례 화초(火抄)를 후려쳐 주었을 것이다."
-운거석(雲居錫)은 "나산(羅山)과 현사(玄沙)가 다 그렇게 말하기는 일반인 것 같지만

유별한 도리(道理)가 있다.
만약 가려낼 줄 안다면 상좌(上座)의 불법(佛法)에 어느 정도 성취[去處]가 있다 하겠다.
-현각(玄覺)은 말했다. "말해보라. 현사(玄沙)의 오화초(五火抄)는 그를 후려친 것인가

후려치지 않은 것인가?"

 

이 고덕(古德)들의 평론(評論)으로 이루어진 고칙공안(古則公案)이다.

 

師尋常見僧來。便面壁。
南泉聞曰。我尋常向師僧道。
向佛未出世時會取。尚不得一箇半箇。
他恁麼驢年去(玄覺云。為復唱和語。不肯語。
保福問長慶。祇如魯祖。節文在甚麼處。被南泉恁麼道。
長慶云。退己讓於人。萬中無一箇。
羅山云。陳老師當時若見背上與五火抄。
何故為伊解放不解收。
玄沙云。我當時若見。也與五火抄。
雲居錫云。羅山.玄沙總恁麼道。為復一般。別有道理。
若擇得出許上座佛法有去處。
玄覺云。且道玄沙五火抄。打伊著不著)。
〔五燈會元卷三 池州魯祖山寶雲禪師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