碧巖錄 85

벽암록(碧巖錄) 제59칙 조주(趙州)의 하불인진(何不引盡)

중이 신심명의 첫 구절 만을 간택하여 물은 것을 지적하며 오직 至道만이 唯我獨尊할 뿐 유무, 시비, 장단 따위 간택의 대상은 실존치 않음을 밝혔다. 垂示云。 수시(垂示) 該天括地。越聖超凡。 百草頭上指出涅槃妙心。 干戈叢裏點定衲僧命脈。 且道承箇什麼人恩力。 便得恁麼。試舉看。 天地를 해괄(該括;包括)하고 凡聖을 초월하여 百草頭上*에서 열반의 妙心을 지적해 내고 干戈叢裏*에서 衲僧의 命脈을 점검하여 결정한다면, 말해보라. 그 어떤 사람의 恩力을 받아야 곧 그러해질 것인지. 예를 들어 살펴보자. *百草頭上; 보통사람[百草;民草]의 머리 위. 즉 일반인은 이해하기 어려운 곳. *干戈叢裏; 창과 방패의 숲속. 치열한 공방이 불꽃튀는 논쟁 속. 【五九】舉。 【五九】 조주(趙州)의 다만 이 지극한 도[只這至道] 僧問趙州。..

碧巖錄 2023.12.23

벽암록(碧巖錄) 제58칙 조주(趙州)의 분소불하(分踈不下)

제57, 58, 59칙은 모두 「至道無難唯嫌揀擇」에 관한 공안이다. 전칙이 揀擇을 여의려거든 天上天下에 唯我獨尊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면 본칙은 이 일은 語言을 여읜 일이니 分疏를 기대하지 말고 몸소 체득하라는 것이다. 【五八】舉。 【제58칙】 조주가 5년에도 설명하지 못한 일 僧問趙州。 至道無難唯嫌揀擇。 是時人窠窟否 (兩重公案。也是疑人處。 踏著秤鎚硬似鐵。 猶有這箇在。莫以己妨人) 州云。曾有人問我。 直得五年分疏不下 (面赤不如語直。 胡孫喫毛蟲。 蚊子咬鐵牛)。 중이 조주에게 물어 "「至道無難唯嫌揀擇」이라니 이것이 그 사람의 과굴(窠窟*) 아닙니까?" 하자, (거듭된 公案이지만 그래도 사람을 의혹케 하는 곳이다. 저울추를 밟기가 무쇠처럼 단단하거늘 아직 이런 자가 있다니 자기로 사람을 방애치 말라.) 조주가..

碧巖錄 2023.12.16

벽암록(碧巖錄) 제57칙 조주(趙州)의 전고노(田厙奴) _조주의 무식한 놈

도(道)라는 것이 본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얻기 어렵다 쉽다가 애초에 성립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에 집착하여 무수한 갈등을 빚어내는데, 도(道)의 실체는 그것을 싫어한다. 垂示云。 수시(垂示) 未透得已前。一似銀山鐵壁。 及乎透得了。 自己元來是鐵壁銀山。 或有人問且作麼生。 但向他道。若尚箇裏。 露得一機。看得一境。 坐斷要津不通凡聖。 未為分外。 苟或未然。 看取古人樣子。 미처 투득(透得)기 전에는 은산철벽(銀山鐵壁①*) 같지만 투득해버리고 나면 자기가 원래 은산철벽(銀山鐵壁②*)인 것이다. 혹 누가 "또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다만 그를 향해 "만약 그 속을 崇尙하여 一機를 드러내 얻고 一境을 살펴 얻는다면 要津을 坐斷하여 凡聖을 不通케 하는 것이 분수에 넘치는 일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겠거니와, 등..

碧巖錄 2023.12.02

벽암록(碧巖錄) 제56칙 흠산(欽山)의 일촉파삼관(一鏃破三關)

一鏃破三關 즉 「한 화살을 쏘아 세 길의 關門을 격파한다」 함은 佛祖의 語言, 禪僧의 語句를 쫓아 일정한 수행의 단계를 밟아야 成佛하는 것으로 아는 어리석음 속에서 헤메이지 말고, 一棒으로 三世諸佛을 打殺하고 一念에 아승지 겁을 超越하며 一心으로 三觀을 貫徹해야 「一大事因緣」을 成就할 수 있다는 것이다. 垂示云。 수시(垂示) 諸佛不曾出世。 亦無一法與人。 祖師不曾西來。 未嘗以心傳授。 自是時人不了。 向外馳求。 殊不知自己腳跟下。 一段大事因緣。 千聖亦摸索不著。 只如今見不見聞不聞。 說不說知不知。 從什麼處得來。 若未能洞達。 且向葛藤窟裏會取。 試舉看。 제불(諸佛)이 일찍이 출세(出世)하신 적 없고 한 법도 사람에게 준 적이 없으며, 조사가 일찍이 서래(西來)한 적 없고 마음으로 전수(傳授)한 적이 없건만 그때의 사람..

碧巖錄 2023.11.26

벽암록(碧巖錄) 제55칙 도오(道吾)의 일가조위(一家吊慰) _도오선사의 조문(弔問)

진여는 살았다거나 죽었다거나 말하고 말 못하고에 구애되지 않는다. 도오(道吾)의 부도부도(不道不道)를 두고 원오극근(圓悟克勤)은 「살아서도 온전한 기를 드러내고 (生也全機現), 죽어서도 온전한 기를 드러낸다 (死也全機現)。 말 못하고 또 말 못한다 해도 (不道復不道), 그 가운데 숨겨진 것이 없다 (個中無背面)。」 하였고, 장령수탁(長靈守卓)은 「살았는지 죽었는지, 죽었는지 살았는지 더 묻지 말라 (生死死生休更問), 여지껏 한낮에 삼경(三更)을 쳐왔었다 (從來日午打三更)。」 하였으니, 이는 곧 生과 死가 둘이 아니다는 것인 즉 유마힐의 不二法門과 같은 공안이다. 垂示云。 수시(垂示) 穩密全真。當頭取證。 涉流轉物。直下承當。 向擊石火閃電光中。 坐斷誵訛。 於據虎頭收虎尾處。 壁立千仞。則且置。 放一線道。 還有為人..

碧巖錄 2023.10.12

벽암록(碧巖錄) 제54칙 운문(雲門)의 각전양수(却展兩手)

垂示云。 수시(垂示) 透出生死。撥轉機關。 等閑截鐵斬釘。 隨處蓋天蓋地。 且道是什麼人行履處。 試舉看。 생사를 투출(透出*)하고 기관(機關)을 가동시켜 간단히 절철참정(截鐵斬釘*)하고 어떤 상황에서나 개천개지(蓋天蓋地*)한다. 말해보라. 이는 어떤 사람의 행리처(行履處)인가? 예를 들어 살펴보자. *透出; 꿰뚫어 내비치다. *撥轉; 돌리다. 바꾸다. 마음을 돌려 뜻을 바꾸다. *截鐵斬釘; 斬鐵截釘. 확고부동하거나 단호하고 시원시원한 것에 비유하는 말. *蓋天蓋地; ①佛法의 真理가 시공을 초월하여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음을 의미. ②徹悟 후의 感覺과 自己意氣가 宇宙에 충만해진 狀態를 형용하는 말. 【五四】舉。 【제54칙】 운문이 도리어 양 손을 펴다. 雲門問僧近離甚處 (不可也道西禪。 探竿影草。 不可道東西南北) 僧..

碧巖錄 2023.09.06

벽암록(碧巖錄) 제53칙 백장(百丈)의 야압자(野鴨子;들오리)

「馬大師野鴨子」라고도 한다. 萬有는 나름 애써 무엇인가를 도모하며 움직이고 있는 듯 하지만 기실은 자기가 무엇인지, 어떤 목적으로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마대사가 날아가는 들오리를 통해 이 「一大事」에 대한 우리의 견해를 묻고 있다. 백장은 한 번의 코비틀림에 다음날 아프지 않게 되었다는데 나는 언제나 아프지 않게 될까. 垂示云。 수시(垂示) 遍界不藏。全機獨露。 觸途無滯。 著著有出身之機。 句下無私。頭頭有殺人之意。 且道古人畢竟向什麼處休歇。 試舉看。 어디에서나 숨김 없이 전(全機*)를 홀로 드러내니 어느 곳에도 막힘이 없고 한 수 한 수마다 출신(出身)의 기(機)가 있으며, 언구 아래 사심이 없고 낱낱에 살인의 뜻이 있다. 말해보라. 고인은 필경 어디에 쉰 것인가? 예를 들어 살펴보자. *全機; ..

碧巖錄 2023.08.28

벽암록(碧巖錄) 제52칙 조주(趙州)의 도려도마(渡驢渡馬) _나귀도 건네고 말도 건네기

趙州和尚은 「平常心是道」라는 馬祖道一의 宗風을 계승하여 「喫茶去(차나 마시게)」와 같은 平常의 言語로 學人의 悟性을 啟發하였다. 『금부처는 용광로를 넘지 못하고 (金佛不度爐) 나무부처는 불을 건너지 못하며 (木佛不度火) 흙부처는 물을 거너지 못하거니와 (泥佛不度水) 참부처는 그대 안에 앉아 있다네 (真佛內裏坐).』 나귀도 건네고 말도 건네는 趙州의 石橋를 본따서 동시대의 灌谿는 劈箭急을 말하고 후세의 黃龍은 拖拖地를 말했으나 모두 우스꽝스러운 헛수고에 불과하다고 하고 있다. 【五二】舉。 【제52칙】 조주의 돌다리[石橋] 僧問趙州。 久響趙州石橋。 到來只見略彴 (也有人來捋虎鬚。 也是衲僧本分事) 州云。汝只見略彴。 且不見石橋 (慣得其便。 這老漢賣身去也) 僧云。如何是石橋 (上釣來也。果然) 州云。渡驢渡馬 (一網打就..

碧巖錄 2023.08.13

벽암록(碧巖錄) 제51칙 설봉(雪峰)의 시십마(是什麽)_이 무엇인고?

『是甚麼?』에 『是甚麼?』로 응하자 『無言』으로 답했으니, 絶對平等하고 寂淨하여 摸索할 從跡조차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末後句』가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末後句』는 同條生일지라도 同條死하지 않아서 남북동서가 저마다의 明暗雙雙하고 殊絶한 證悟의 世界가 있으니 모름지기 真智로 契入하여 體悟해야 한다. 垂示云。 수시(垂示) 纔有是非。紛然失心。 不落階級。又無摸索。 且道放行即是。把住即是。 到這裏。若有一絲毫解路。 猶滯言詮。尚拘機境。 盡是依草附木。 直饒便到獨脫處。 未免萬里望鄉關。 還搆得麼。 若未搆得。 且只理會箇現成公案。 試舉看。 잠깐 시비(是非)가 있기만 하면 어지러이 마음을 잃거나 계급에 떨어지지 않고 또 모색하는 일도 없다면 말해보라. 방행(放行)해야겠는가, 파주(把住)해야겠는가? 이에 이르러서는 만..

碧巖錄 2023.08.06

벽암록(碧巖錄) 제62칙 운문(雲門)의 중유일보(中有一寶)

운문은 제 몸 안에 불성(佛性)이 숨겨져 있건만 등롱(燈籠)을 들고 불전으로만 찾아[外求] 다니는지라 선가(禪家)의 삼문(三門)을 가져다 교법[燈籠] 위에 올려 놓고자 한다고 하였는데, 이에 대해 설두는 실로 가져올 삼문이 없고, 선문(禪門)이 교법의 상위인듯 주장했으니 자세히 들여다 보면 구린내가 난다고 하였고, 원오는 보장론의 대의(大意)가 「어째서 무가지보(無價之寶)가 음계(陰界) 안에 숨겨져 있다는 것인가?」이므로 보장론의 말이 모두 종문(宗門)의 설화(說話)에 부합된다고 하여 敎와 禪이 차별하지 않음을 밝히고 있다. 垂示云。 수시(垂示) 以無師智。 發無作妙用。 以無緣慈。作不請勝友。 向一句下。有殺有活。 於一機中。有縱有擒。 且道什麼人曾恁麼來。 試舉看。 스승 없는 지혜[無師智*]로 지음 없는 묘용[無..

碧巖錄 2023.07.18